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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전쟁을 하고 있는가?(영화 한산을 보고)

by 금빛돌 2022. 8. 2.

영화 한산을 보았다. 개인적으로 명랑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명랑만큼 대중적인 호응이 있을지 의문이다. 명랑은 “나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라는 구호가 전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 그래서 우리도 비록 부족하지만 할 수 있다는 자긍심을 주었다. 그런데 한산은 눈에 크게 보이는 구호가 없다.  영화표제도 운명을 바꿀 압도적 승리라고 하는데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는 메세지는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 말하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다. 그것은 왜 전쟁을 하느냐는 것이다. 영화 내내 계속해서 던지는 질문은 왜 우리가 이 전쟁을 하느냐는 것이다. 이것은 왜군의 질문이기도 했다. 왜 우리가 조선에서 전쟁을 하느냐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했다. 과연 푸틴이 왜 전쟁을 하느냐는 것이다. 왜 우리가 서로 전쟁 같은 삶을 살아가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영화는 분명한 답을 주고 있다. 왜군이 이순신에게 와서 왜 전쟁을 하느냐고 했다. 그때 이순신은 이 전쟁은 어느 나라를 위한 전쟁이 아니라 불의와 전쟁이라고 했다. 전편 명랑에서의 주제는 이다. 비록 왕에게 억울하게 모함을 받아도 나라에서 충성해야한다. 그것이 전쟁의 명분이었다. 그런데 한산은 그렇지 않다. 어느 나라에 충성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불의와 싸우기 위해서 전쟁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불의는 무엇이며 의란 무엇인가? 이것에 대해서도 영화는 명백한 답을 준다. 의란 지도자를 위해서 백성을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도자가 백성을 위해서 희생하는 것이다. 왜군은 이순신을 통해서 이것을 보았다. 왜군의 적장은 군사들을 자신을 위한 희생 도구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순신은 부하가 위험을 당할 때 자신이 총에 맞더라도 희생했다. 이것에 감동하여 왜군이 이순신의 부하가 되었다. 충의 관점에서 그는 불의하다. 왜냐하면 그의 나라를 배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의 관점에서 그는 의롭다. 왜냐하면 불의와 싸웠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면에서도 이런 장면이 나온다. 왜군에 맞서다 의병장이 죽는다. 그때 의라고 적힌 깃발이 휘날린다. 그때 의라는 글자가 크게 보인다. 가 무엇인가? 자에 나 자가 . 내가 과 같이 희생할 때 그것이 . 결국 이순신은 노량에서 化身이 된다. 지금 우리나라는 여러 곳에서 끈임 없는 전쟁이 있다. 정치의 영역에서도 사회의 영역에서도 전쟁이다. 그때마다 내가 더 의롭다고 한다. 그런데 의가 무엇인가? 내가 죽는 것이 의다. 그것이 진정으로 이기는 것이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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