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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받아들이기로 한 모든 사람이 가족이다(손석희)

by 금빛돌 2016. 3. 18.

뉴스에도 19금이 있다면… 이런 생각을 가끔, 아니 자주, 아니 매일 합니다.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미안한 뉴스들. 어른들조차 보기 힘든 뉴스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정작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싶은 이들이 있습니다.

끔찍함과 분노를 넘어서 숨죽여 속앓이를 해야 하는 사람들. 바로 '계모' '새엄마' 라고 불리는 또 다른 엄마들입니다.

하긴 그림형제의 동화나 마더구스 같이 전통적으로 사랑받는 이야기들 역시 때론 19금으로 정해놓고 싶을 만큼 잔혹함이 감춰져 있지요.

엄마에게 구박을 받다 못해 죽임을 당하거나 쫓겨나 거리를 헤매게 되는 이야기들…

엄마를 계승한다는 의미. '계모' 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막연한 어두움으로 다가오는 것은 가면 뒤편에 가려진 무시무시한 계모의 얼굴. 어린 시절부터 반복해 학습해온 그 무서운 편견들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현실로 돌아오면 실상은 조금 다릅니다.

75.5%. 통계만 살펴봐도 아동학대 사건의 가해자는 친부모가 가장 많았고 계부와 계모, 양부와 양모가 학대를 저지른 비율은 4.3% 극히 미미한 수치입니다.

재혼가정이 차지하는 비율이 적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통계치입니다.

결국 계모 혹은 계부라는 극적인 스토리가 사람들의 시선을 불러 모았고 편견은 눈덩이만큼 불어나서 이세상의 많은 선량한 계부 혹은 계모들에게 벗어날 수 없는 굴레를 씌워놓고 있는 겁니다.

"자극적인… 더 자극적인 것이 기사화되는 세상이라도 함부로 내뱉는 말들로 상처 주는 일은 없었으면… 누군가는 친모이고 계모이며 계부이자 친부일 텐데…"

최근 한 이혼가정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입니다.

눈과 귀를 가리고 싶은 뉴스들. 그 사이로 우리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얼마 전 뉴스룸에서 만난 트윈스터즈… 미국으로 입양되어 자란 사만다는 누구보다도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가족에 대해 이렇게 정의합니다.

"가족에는 한계가 없다. 피를 나눈 사람들만이 아니라, 내 인생에 받아들이기로 한 모든 사람이 가족이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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