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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또 다시 되풀이 되는 ‘세월호’의 6가지 악몽

by 금빛돌 2015. 6. 12.

 

Fact
▲“메르스 사태가 지난해 발생한 세월호 사고와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은 지난 3일 “메르스 사태가 세월호 참사 첫 날을 보는 것 같다”며 정부의 부실 대응을 한 목소리로 비난했다. ▲세월호와 메르스의 공통점 6가지를 정리했다.
View
①‘골든타임’ 놓쳤다 

세월호; 세월호 사고가 304명이 목숨을 잃는 대형 참사로 확대된 가장 큰 이유는 배가 침몰하기 전의 ‘골든타임’을 놓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16일 8시 50분 세월호에 탑승한 학생이 '배가 기운다'는 신고를 했다. 하지만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과 해경은 어이없게도 신고 학생에게 경·위도를 물어보며 시간을 소비했다. 결국 좌현 50도까지 기울어진 9시 20분까지 구조를 위한 1차 골든타임과, 완전히 침몰한 11시 20분까지의 2차 골든타임을 모두 놓쳤다. 

메르스; 메르스의 경우, 최초 발병자는 지난달 11일부터 발열 증세를 보여, 9일 뒤인 20일 확정 판정을 받았다. 환자는 이 기간 동안 병원 4곳을 전전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최초 발병자가 다녀온 바레인은 메르스 발생지가 아니다”라며 “메르스가 아니면 해당 병원이 책임져라”는 식으로 검사를 미뤘다. 최초 검사를 요청했던 18일과 19일, 도합 36시간이라는 메르스 확산 방지 '골든타임'을 놓쳐버린 것이다. 이후 2차 감염자가 급증했다. 

보건당국이 격리대상을 일일이 찾아내며 본격적으로 접촉을 한 것은, 첫 환자가 발열 증세를 보인지 20일 가량 지난 5월 30일이었다. 관리망은 첫 환자 발생 열흘 뒤에 가동됐다. 첫 번째 메르스 사망자는 이 관리망에서 열흘 이상 벗어나 있었다.

②컨트롤타워가 없다

세월호; 세월호 사고 당시에는 배가 기울고 있는 현장이 생중계 되고 있었다. 하지만 해양수산부 장관, 안전행정부 장관, 국무총리, 대통령은 없었다. 현장지휘관 어느 누구도 책임 있게 대처하지 못했다.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오고 감염환자가 확산됐지만 보건복지부 장관의 모습은 없었다. 처음에는 질병관리본부장이 대책본부장을 맡았고 복지부 차관이 뒤를 이었다. 사태가 확산된 이후인 지난 1일에서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책본부장을 맡았다. 대통령은 뒤늦게 “초기대응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③정부 부처 간 손발도 안 맞아

세월호; 사고 당시 해양수산부의 ‘해양수산재난정보체계(ISP) 구축 제안서’를 보면 해수부와 해양경찰, 소방방재청 등 재난관리 당국은 해일과 방제·구난 등에 있어 개별 시스템을 운영하며 각각 대응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시간 정보공유체계가 구축되지 않은 탓에, 해상에서 일어나는 선박 침몰 등 해양사고와 구제 및 방제조치는 부처 간 팩스와 전화 등을 통해서만 정보 교환이 이뤄지고 있었다. 

메르스; 메르스의 경우에도 정부 부처와 부처, 그리고 정부와 지자체 사이에 손발이 맞지 않았다. 서울시 발표로 뒤늦게 확인된 ‘35번째 환자의 1500여명 접촉 사실’을 둘러싼 논란이 대표적이다. 이 논란은 서울시와 방역 컨트롤타워인 복지부 사이에 정보공유가 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했다.

④안전 불감증  

세월호; 최대 화물 적재량 1000t 수준인 세월호는 평소 2000t 이상을 싣고 운항했다. 선박 균형을 맞춰 주는 평형수도 규정보다 적게 실었다. “안전 보다 이해타산이 먼저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메르스; 메르스의 경우, 안전불감증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서 시작됐다. 본부는 지난달 21일 충북 충주에 있는 한 연수원에서 체육대회를 열어 논란을 일으켰다. 이날은 메르스 확진 환자가 처음 발생한 다음날이었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메르스 의심 환자 A씨는 자가(자택) 격리 상태를 벗어나 전북 고창에 있는 한 골프장에 갔다와 물의를 빚었다. 지난 3일에는 서울 B중학교가 메르스 확진자가 나온 충청도로 2학년 수련회를 떠났다.

⑤소비 위축

세월호; 지난해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한국 경제를 침체의 늪으로 빠뜨렸다. 애도 분위기 속에 단체 여행이나 외식, 각종 행사를 자제하면서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세월호 참사 후 여행과 관광, 음식, 숙박 등 매출이 급락하면서 전체 민간소비가 1조8000억원가량 감소했고,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가량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메르스; 기획재정부가 10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6월 첫 째주 백화점 매출액은 메르스가 없었던 5월 1~2주 평균 대비 25.0%나 감소했다. 세월호 여파가 남아 있었던 전년 동기와 대비해봐도 16.5%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 매출액도 5월 1~2주 평균보다 7.2% 줄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4% 축소됐다. 

관광산업 분야에서는 메르스 발생 이후 중화권을 중심으로 외국인의 방한 취소객수가 점차 증가했다. 방한 취소객은 5월 20일~6월 1일 2657명에 그쳤지만, 지난 8일에는 8813명이 방한을 취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기재부는 “메르스가 추가 확산되지 않을 경우 경제적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나 장기화되거나 심리가 과도하게 위축될 경우 소비 등 전체적인 흐름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⑥괴담·음모론 확산

세월호; 지난해 4월 SNS에는 각종 루머와 유언비어가 쏟아졌다. 세월호 사고에 대해 ‘정부의 기획 침몰’, ‘세월호는 국정원 소유’라는 음모론도 나왔다. 

메르스; 이번에는 서울 대치동 일대에 집단 휴교·휴원 사태를 부른 ‘대치동 골프녀’의 남편이 모병원 의사다, 아들이 D고교 재학 중이다, D초교에 다니는 앞집 아이가 조퇴 했다더라는 등의 소문이 삽시간에 퍼졌다. 하지만 소문은 대부분 사실과 달랐다. 

음모론도 등장했다. 일부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메르스는 미군의 실험일 수 있다' '미군기지에 배송된 탄저균 때문이다'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사망자 수를 정부가 숨기고 있다' '치사율이 90%다' 등 출처를 알 수 없는 글들도 돌아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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