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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외도 비율 남성 따라잡았다?

by 금빛돌 2013. 1. 23.

여성 외도 비율 남성 따라잡았다?

 

정다운 webmaster@ominju.com

 

 
 

여성의 외도 비율이 남성의 외도 비율과 비슷해졌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알프레드 킨제이는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에 남성의 50%, 여성의 25%가 결혼생활 중 한 번쯤은 외도를 한다는 충격적인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 연구가 표본 선택 과정에서 편견이 개입됐다는 의견이 여러 차례 제기되면서 이제 수치 자체에 충격을 받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도 여성보다 남성이 불륜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만은 깊이 각인됐다.

그런데 최근 한 연구진이 킨제이 박사의 견해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연구진은 여성의 외도 건수가 남성에 육박한다고 주장했다. 유년기에 부모가 이혼하거나 성인이 된 후 배우자와 이혼한 많은 미국인들에게는 외도가 마음에 남기는 상처가 낯설지 않다.

이와 관련해 가장 신빙성 있는 연구 자료는 미국 국립과학재단이 실시한 ‘종합사회조사(General Social Survey)’라고 생각된다. 이 조사에서는 1972년에 미국인들에게 물었던 것과 동일한 질문을 2010년에 다시 던졌다. 그 결과 남성의 19%가 결혼생활 중 어떤 시기에 바람을 피웠다고 답했다. 이는 1991년 남성 21%가 외도를 했다고 답한 것에 비해 낮아진 수치다. 불륜을 저질렀다고 답한 여성은 1991년에는 11%에서 2010년에는 14%로 늘어났다.

인디애나 대학교, 킨제이연구소, 구엘프 대학교가 2011년에 공동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를 보면 바람을 피웠다고 답한 남성은 23%이고 여성은 19%로, 남녀간 답변이 뒤집어 진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수치를 해석할 때 주의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연구진이 아무리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 표본을 선택한다고 해도 이 같은 종류의 연구가 안고있는 태생적인 문제점은 응답자로부터 배우자에게 진실하지 못했다는 고백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데 있다. 실제 불륜 건수는 연구 결과보다 높을 것이라는 게 연구자들의 중론이다.

미국에서 남녀를 불문하고 불륜이 광범위하게 일어나거나 피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는 아니라는 사실도 강조돼야 한다. 이 같은 설문조사에서 항상 발견되는 사실은 응답자 과반수 이상이 일부일처제를 가치 있게 생각하며 불륜은 결혼생활에 해가 된다고 답했다는 점이다. 종합사회조사 결과 여성의 14%가 바람을 피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배우자에게 신의를 지킨 여성이 86%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설문조사가 정확성을 기해 진행되기란 쉽지 않고 전문가들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의견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성 외도 비율이 남성 비율을 따라잡고 있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필자가 심리학 연구를 해봐도 그렇고 필자 주변을 둘러봐도 실제로 외도를 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배우자 이외의 이성을 적극적으로 찾는 여성들도 많아진 게 사실이다. 이는 배우자에 대한 매력, 정서적인 유대감, 감사하는 마음이 유효기간을 다 했기 때문이고, 한창 불붙은 연애의 짜릿함과 현실에 빛바랜 결혼생활을 감히 비교할 수 없을 테이기 때문이다

연구진들은 여성이 바람을 피우도록 만드는 그 밖의 요인에도 주목한다.

바로 주변에서 너무 흔하게 외도가 넘쳐난다는 것이다. 한 주 동안 TV 프로그램을 모니터링 해보면 부부간 성관계보다 혼외정사가 더 많이 나온다. 일례로 드라마 ‘매드멘(Mad Men)’을 보면 바람을 피우지 않는 기혼자를 찾기 힘들 정도다. TV 속 여성은 불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든지 타인에게 외도하라고 조장하는 모습으로 그려지기 때문에 ‘바람을 피우는 것이 사회적으로 용인되나 보다’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또 기회가 많아진 것도 하나의 요인이다. 여행이 늘어나고 야근이 많아지고 남성들과 어울릴 기회가 많아지면서 젊은 직장여성들이 바람을 피울 기회와 유혹이 늘어났다고도 볼 수 있다.

네덜란드 틸버그 대학이 2011년 진행해 심리학회지에 발표한 연구를 보면 경제, 사회적 권력과 외도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경제, 사회적 파워가 생기면 남녀 모두 자신감과 영향력이 늘어난다.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파워를 이제 여성도 똑같이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거기다 또 문화적인 변화도 한몫했다.

생물인류학자 헬렌 피셔 주도로 매치닷컴(Match.com)이 올 초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남녀관계에 있어서 여성의 보수적인 성향은 약해졌다. 흥미롭게도 남성의 보수성은 오히려 강해졌다. 연애, 동거, 결혼 등 한 파트너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여성 가운데 개인적인 시간과 공간을 갖고 싶다고 답한 사람은 77%였던 반면, 남성은 58%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밤시간에 정기적으로 외출해서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고 싶다고 답변한 여성은 35%였지만 남성은 23%만이 그렇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도 파트너를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을 넓히는 데 일조했다.

정신적인 우정이 육제적인 관계로 발전하는 것은 여성이 외도에 첫 발을 들여놓는 전형적인 단계다. 일각에서는 소셜미디어가 불륜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잊지못할 첫사랑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남성보다 여성이 바람을 피우는 경우가 많을까?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 수십년 동안 양성평등을 설교하고 입법화하고 찬양해온 사회에서 결혼생활의 비행에도 평등이 기대될 수 있는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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